세계사를 움직이는 5가지 힘
본 책은 「욕망, 모더니즘, 제국주의, 몬스터, 종교」라는 5가지 키워드로 세계사를 설명하고 있다. 시간 순서대로 설명하는 기존의 역사서와는 다른 컨셉 이기 때문에 순서를 외워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주었다.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분야가 역사인데, 이 책으로 역사를 훑는 것을 시작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.
욕망의 키워드를 설명하면서 저자는 커피의 사례를 들었다. 산업혁명 시기가 도래하면서 감성이 아닌 이성이 더 우선시 되었고, 감성을 충만하게 하게 만드는 와인이 아닌, 이성을 자극시키는 커피가 유행하게 되었다. 값싸게 생산되는 커피를 즐기면서 서구권은 자본주의의 기틀을 닦고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했다. 하지만 그 이면에는 슬픈 역사가 있는데, 바로 플랜테이션이라는 대농장이다. 대량의 커피를 싼 값으로 공급하기 위해 수 많은 노예들을 착취했기 때문이다. 이것을 보고 국가 경제 발전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제시하며 국민들을 착취하기 바빴고, 현재까지 그 착취가 이어지며, 오히려 빈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바로 현 대한 민국이 떠오르는 것은 비단 본인의 기분 탓일까?
남자라면 누구나 모든 것을 정복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. 이 욕망이 제국을 만들어낸 근원적인 원동력이다. 문제는 이 욕망이 한계가 없다는 것인데, 세계 정복을 꿈꿨던 알렉산더 대왕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. 하지만 그 결과는? 제국이 대왕의 죽음 이후 몰락한 것을 역사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.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제국주의가 나타나고 있다. 21세기 공룡기업들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확장욕! 이것이 과거 제국의 야망에서 비롯한 확장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필자는 지적한다.
책 내용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키워드는 “욕망과 감정”이라고 생각한다. 인간의 욕망과 감정에서 비롯한 전쟁과 제국주의, 근대주의의 태동, 종교 갈등 등을 엿볼 수 있었다. 욕망과 감정! 인간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 아닐까? 인간의 본성을 내추럴하게 표현하면서 역사의 선을 소개했던 내용이 인상적이었다.
한편, 우석훈 박사의 에필로그에서 절망감이 느껴졌다. 박사가 느끼는 절망감을 본인도 느낄 수 있었다. 일본은 역사학이 참 단단한 나라이다. 시오노 나나미의 「로마인 이야기」와 같은 역작이 있을 정도로 역사에 대한 재해석이 활발하다. 역사에 대한 재해석이 일본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자정능력이 된다. 반면, 우리 나라는 역사의 재해석을 하기는 커녕, 제대로 된 연구자들의 명맥도 끊길 판이다.
博古知今! 널리 옛 일을 알면 오늘날의 일도 알게 된다고 했다. 미국과 중국이라는 G2의 틈바구니에 껴서 입장이 난처한 한국, 이럴 때일수록 과거를 돌아보고 통찰을 독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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